술 익는 마을 - 진천군 백곡면 잣나무골 술도가 "충북일보" 기사 내용
2014.01.28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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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익는 마을 - 진천군 백곡면 잣나무골 술도가

 

     
 
  기사 댓글(0)   조항원 hwjho123@naver.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등록일: 2014-01-28 오후 6: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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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전경
 
우리민족 최대 명절인 설. 과거 설 명절 풍습은 온 동네가 떠들썩하고 즐겁고 흥겨움이 넘쳐난다.

예로부터 흥이 많았던 우리 민족은 명절때는 물론 두명만 모이면 술 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술을 사랑했다.

또 슬프거나 기쁠 때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이다. 우리 고유의 전통주로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술을 꼽으라면 우선 머릿속에 막걸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설을 사흘 앞둔 28일 진천군 백곡면에서 50여년간 3대째 전통 방식으로 막걸리를 제조하고 있는 '잣나무골 술도가'를 찾았다.

백곡면사무소에서 불과 50여미터 거리에 있는 '잣나무골 술도가'는 작고하신 김인선씨가 1967년 백곡양조장을 건립해 운영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전통 방식을 고수하면서 50여년의 세월을 꿋꿋이 지켜내고 있는 이곳은, 현재는 김진표(61)대표가 부친인 김상기씨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아 지금의 상호로 변경, 지난 2005년부터 3대째 술도가를 운영하고 있다.

 
- 김진표 대표가 막걸리 생산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술 밥을 넗고 24시간 관찰해야하는 사입 과정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있다
 
옆집 아저씨 같이 포근한 인상을 보이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나 지나온 이야기와 생산 과정 등을 들어 봤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밑에서 막걸리 제조 과정을 지켜보고 배달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업을 이어가게 됐다."며"학창 시절 친구들과 몰래 막걸리를 마시고 취해 아버지께 혼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당시를 회상 했다.

그는 전통 막걸리 제조 과정 설명과 타 술도가와 차별화 된 주질에 대해 설명할 때는 자부심에 눈빛이 살아있다.

막걸리는 술밥을 찌고 36시간의 입국과정, 담금조에서 24시간 동안 숙성시키는 사입과정, 술을 거르는 제성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김 대표는 부친에게 배운 전통 방식을 고수하기 위해 매일 새벽 3시면 어김 없이 하루를 시작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술밥을 찔 때 기계가 아닌 직접 수작업으로 하고 있고, 주질이 결정되는 입국과정은 3대에 걸쳐 내려오는 비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사입과정 중 최하 26℃로 온도를 유지하는 세심한 공정이 깨지면 정상 제품이 나올 수 없다"며 막걸리 제조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강조했다.
 
- 김진표 대표와 가업 후계자인 아들 김민수씨와 파이팅 하는 모습
 
이런 고된 과정을 거쳐 잣나무골 술도가는 하루 5천600L의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60%는 서울 등 수도권으로, 40%는 진천 등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 되는 막걸리는 주질이 좋아 따로 홍보나 판촉 행사를 하지 않아도 판매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김 대표는 최근 대기업의 막걸리 분야 진출로 아직은 괜찮지만 앞으로 판매가 어려워 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만큼 고된 노동으로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도 했다.

그래서 그는 궁여지책으로 작년 7월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던 아들 김민수(34)씨를 불러들여 4대째 가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4대 계승자인 김민수씨는 가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지 않지만 잣나무골 술도가 홈페이지 개설, 홍보 책자 제작 등 차근 차근 자신의 경영철학을 하나씩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는 "온라인 판매를 확장해 인지도를 쌓고 그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게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가업을 물려받자. 거기서 경쟁력이 생긴다.'

이들 부자가 힘을 합쳐 열심히 땀 흘리며 가업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100년 뒤 잣나무골 술도가의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후손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부자의 막걸리 사랑은 해와 함께 저물어 간다.

진천 / 조항원기자
식품의약안전처 - 우수한제조업체 견학프로그램 \"잣나무골술도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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